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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의 釣行隨想(21) - 낚시의 3맛(味) 3쾌(快) 3락(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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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귀섭 작성일 조회 : 2,378회 댓글 : 0건 17-11-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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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평산의 釣行隨想(21)

 
찌불 앞에서 나눈 이야기 4 (마무리)

              낚시의 3맛(味) 3쾌(快) 3락(樂)

송귀섭

FTV 제작위원, 釣樂無極 프로그램 진행

(주)아피스 사외이사, 체리피시 자문위원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저자

 

닭이 우는 소리가 사라지니 이내 날이 밝아오고, 항상 그렇듯이 동내 이장의 아침을 여는 마을방송이 '에~ 또~'를 연신 반복 하면서 여러 차례 들려온다. 그 뒤를 이어서 시골마을을 순회하는 트럭만물상의 스피커 소리와 동내 개짖는 소리가 어우러져서 생동하는 아침을 연다.

겨울철 밤낚시를 하고 맞이하는 아침. 물가에 살얼음이 잡혔다.

차에 가서 쉬라는 말을 끝내 듣지 않고 담요를 뒤집어쓴 채 잠이 들어있던 막내가 슬그머니 일어나 졸리는 눈으로 찌를 보더니 깜짝 놀라 낚싯대를 쳐든다. 어쩌랴. 낚싯대 3대의 줄을 칭칭 감아 놓았다. 그리고 줄이 엉클어진 끝에는 동자개가 빠각빠각 소리를 내며 딸려 나온다. 이 겨울에 동자개라니........

“선생님 말씀대로 잠시 쉬더라도 낚싯대를 걷어 놓을 것을 그랬습니다.”

내가 도와주러 다가가니 겸연쩍어 하면서 하는 말이다.

“이제 낚시를 마감할 시간이니 줄을 끊어버리고 대를 접게. 다음에는 자동빵(?) 욕심으로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말고...”

막내와 나는 차근차근 낚시장비를 정리하고 나서 앉았던 자리를 청소한 후에 낚시터를 뒤로하고 출발했다.

낚시터를 출발해서 한참 후. 옆자리에서 슬쩍슬쩍 눈치를 보면서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하던 막내가 졸음을 참는 무거운 눈빛으로 운전 중인 내게 슬그머니 말을 건네 왔다.

“선생님. 오늘처럼 오붓이 같이할 기회가 많지 않을 텐데, 금년 낚시를 마감하면서 낚시를 제대로 즐기는 것에 대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낚시를 즐기는 데는 3맛(味), 3快(쾌감), 3樂(즐거움)이라는 것이 있네.”

약간은 피로감을 느끼는 운전 중에 마침 막내가 말을 걸어와서「낚시의 3덕(德)」에 관한 얘기를 하면서 피로감을 떨칠 수가 있었다.

“3맛은 눈맛, 손맛, 입맛으로써 눈맛이란 출조지역의 볼거리를 돌아보는 것과 낚시간의 찌맛을 포함하여 눈맛이라고 하고, 손맛은 물고기와 힘겨루기를 할 때 낚싯대를 통해서 전해오는 맛이며, 입맛은 출조지역의 특색 있는 먹거리나 낚은 물고기로 요리를 해서 먹는 음식 맛이지. 이 3맛은 다 만족하면 최상이겠지만 이중에서 한가지 맛이라도 만족하면 더 이상은 욕심부리지 않는 것이 좋다네. 그래야 그날 출조의 즐거움이 남거든.”

“3快는 그 첫째가 열심히 낚싯대를 다 펴놓고 미끼를 달아 찌를 세운 후에 전경을 바라보면서 시원하게 느끼는 상쾌(爽快)함이고, 두 번째가 낚은 물고기를 놓아줄 때 퍼드덕! 꼬리치고 들어가는 데서 흐뭇하게 느끼는 통쾌(痛快)함이며, 세 번째는 낚시를 마치고 자리를 정돈한 후에 잘 정돈된 낚시자리를 돌아보면서 뿌듯하게 느끼는 유쾌(愉快)함이라네. 여기에서는 마지막의 유쾌함을 느끼고 철수하는 것이 그날 낚시힐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

“3樂은 대자연 속에서 호연지기를 즐기는 호연락(浩然樂), 좋은 사람들과 어울려서 즐기는 인화락(人和樂), 사랑스런 물고기와 어울려서 즐기는 조어락(釣魚樂)의 3가지를 말하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대자연의 품을 느끼고 그 큰 기운을 안고 돌아오는 浩然樂이 으뜸이라네. 그런데 이 浩然樂은 물고기에 대한 욕심을 버린 후에라야 가능하게 되는 즐거움이지.”

얘기하는 중에 졸음이 달아난 막내는 이 내용을「붕어학개론」책 말미에서 봤다며 더 상세한 설명을 원했고, 여러가지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하는 동안 어느덧 목적지인 조우회사무실 앞에 도착했다.

그리고 차에서 낚시장비를 내려서 사무실 락하룸의 개인함에 잘 정돈하여 정리를 하고 막내와 헤어졌다.

“이제 이번 출조 아니 어쩌면 금년출조는 마감일쎄. 내년에 또 浩然樂 하러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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