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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의 釣行隨想 - 낚시를 통한 自然敬畏心과 審美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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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송귀섭 작성일 조회 : 2,176회 댓글 : 0건 17-09-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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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 평산의 釣行隨想(19)

찌불 앞에서 나눈 이야기(2)

낚시를 통한 自然敬畏心과 審美學

송귀섭

FTV 제작위원, 釣樂無極 프로그램 진행

(주)아피스 사외이사, 체리피시 자문위원

<붕어낚시 첫걸음> <붕어 대물낚시> <붕어학개론> 저자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고 은하수가 서편으로 기울어 흐르는 심야시간.

주변의 풀벌레들이 들려주는 오케스트라 화음이 점점 가늘어지는 깊은 밤이 되니 오롯이 서있는 찌를 응시하는 눈이 시려온다.

이런 때 대부분의 초보자들은 집중력이 떨어지고 하품이 나오는 시간임을 알기에

나는 가까이 앉아서 조는 듯 아닌 듯 묵묵히 찌만 바라보는 막내회원에게 대화를 유도했다.

“자네는 어떤 계기로 낚시를 하게 되었는가?”

“직장낚시동호회를 따라갔는데 상 하 구분이 없이 어울리고,

밤에는 각자의 낚시자리에 앉아서 자신의 낚시에만 몰두하는 모습들이 참 좋았습니다.

위아래 구분 없이 같이 어울리면서도 아주 평화로운 자기만의 시간을 갖는 모습을 보면서

‘아! 낚시가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말문이 터진 막내는 대화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질문을 해 왔다.

“그런데 선생님. 낚시를 통해서 배워야 할 것 두 가지만 말씀해주세요.”

“하 하. 그것은 수도 없이 많아서 딱 두 가지로 한정하는 것은 무리야.

그래도 그중 특별히 넓은 의미의 두 가지만 골라서 얘기하지."

"첫 번째가 자연에 대한 경외심(敬畏心)이야."

"낚시를 하다보면 비, 바람, 추위, 무더위 등 자연의 큰 시련에 봉착하기도 하고,

대자연의 사소한 변화에도 낚시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매번 느끼게 돼.

그러니 대자연을 누리면서 낚시를 즐기되, 그 자연을 아끼고 사랑해야 하며,

한편으로는 자연에 대한 경외심을 가져야 하고,

그 자연이 허용하는 범주 내에서 스스로 만족을 찾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네."

"두 번째가 흔히들 말하는 기다림의 심미학(審美學)이야."

"언제일지 모를 만남을 지루하게 여기지 않고 기다리는 것.

그리고 오늘이 아니면 또 다음의 기다림을 긍정적인 마인드로 기약하면서 자연의 아름다움으로 내 심중(心中)의 욕구를 차분하게 정돈하는 것.

이것은 일상의 삶에 은근과 끈기 그리고 일처리의 선후(先後)와 집중력을 길러주는 기다림의 미학 그 본질을 자연으로부터 배우는 것이지."

“하하하 자네가 물으니 딱 두 가지로 답은 했네만

윗사람에게 질문을 하거나 무엇을 요구할 때는 하나 둘 이렇게 한정해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네.

예를 들면 ‘낚시를 통해서 배울 점을 말씀해주세요.’라고 하면 세 가지든 네 가지든 윗사람이 알아서 정리해주거든.

낚시를 통해서 배워야할 것은 무한정으로 많으니 차차 얘기하기로 하세나.”

막내는 내 얘기를 머리 속으로 다시 정리하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긴 얘기를 하는 중에 가운데 찌가 슬그머니 솟아오르더니 한동안 멈춰 서있다가

그대로 두고 얘기만 하다보니 서서히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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